구글은 매년 더 나은 검색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수백 가지 순위 알고리즘을 업데이트합니다. 이 중 일부는 작은 변화로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2023년 구글 SEO전략은 향후 구글 SEO 알고리즘 업데이트 전략에 중대 변화가 일어나는 첫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왜 2023년 구글 SEO 알고리즘 변화에 주목해야 할까요? IT업계 핫이슈인 AI 챗봇 ChatGPT 등장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최근 IT업계를 중심으로 OpenAI의 챗GPT(ChatGPT)가 화재가 되고 있습니다. 구글을 통한 검색이 아니라 챗GTP를 통해 원하는 정보를 질문하면 챗GTP는 학습된 정보를 바탕으로 원하는 답을 해줍니다.
ChatGPT(Conversational Generative Pre-training Transformer)는 OpenAI가 개발한 언어 모델링 네트워크입니다. 이 모델은 GPT(Generative Pre-training Transformer)모델을 기반으로 하며, 자연어 생성 및 이해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이 모델은 큰 양의 텍스트 데이터를 학습하여 사람의 대화처럼 일반적인 언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사실 ChatGPT에 대한 설명문도 챗GPT에서 한글로 “chatgpt에 대해 설명해줘”라고 묻고 답을 얻은 건데요. 아주 기본적인 대답이지만 ChatGPT는 우리에게 익숙한 애플 시리, 아마존 알렉사, 구글 어시스턴트, 네이버 AI 기술 클로바 수준을 뛰어넘는 답을 해줍니다.
OpenAI가 미국 브라운 대학교(Brown University), 의료관련 스타트업 안지블헬스(AnsibleHealth) 공동 연구팀이 챗GPT로 2022년 12월 19일 미국 의사 면허시험(USMLE) 1차 주관식 시험에서 합격점인 60점(약 60%) 이상인 68점(68%)을 기록했습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와튼스쿨(Wharton School, University of Pennsylvania) 크리스천 터비시(Christian Terwiesch) 교수가 테스트한 MBA 기말 시험에서 챗GPT는 B 또는 부정적인 평가에도 B-를 얻어 논문에 통과하기에 충분할 정도 실력을 보였습니다.
‘ChatGPT’ 와튼스쿨 MBA, 美 의사면허 시험 통과 입증
챗GPT는 OpenAI가 2022년 12월 1일 테스트버전을 공개한 이후 최근 일 사용자가 1,000만명을 넘어설 정도로 관심이 뜨거운데요.
OpenAI 설립에 참여했던 MS는 수년 내 100억 달러(12조3000억 원)를 OpenAI에 투자해 MS AI 서비스인 애저(Azure) 기능을 크게 강화해나갈 것으로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챗봇 AI가 구글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는 진단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구글도 챗GPT 등장에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20일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가 AI 기술과의 경쟁을 위해 구글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뉴욕타임즈 보도도 있었습니다.
챗GPT의 등장이 구글 SEO 전략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까요? 우선 챗GPT는 구글 검색사용자인 고객을 빼앗아갈 수 있습니다. 물론 검색사용자의 의도가 원하는 답을 찾는 데 국한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검색엔진 시장에서 구글의 절대적인 입지가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구글 SEO 알고리즘에 대응하는 AI가 생성한 콘텐츠들이 범람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구글 검색결과의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안 그래도 SEO에 최적화된 쓸모없는 콘텐츠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비판에 직면한 구글이 AI가 자동으로 생성한 콘텐츠들이 인간이 생성한 웹문서를 압도한다면 구글은 검색사용자를 잃는 것보다 먼저 검색결과에 대한 ‘신뢰’를 잃는 위기가 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챗GPT 등장 이후 챗GPT로 자동 생성한 블로그를 자동으로 포스팅하는 방법들이 유튜브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아직은 챗GPT를 통한 웹문서 자동 생성이 시작단계이고, 챗GPT가 한국어 학습능력이 부족한 탓에 한국어 웹문서 자동생성에는 한계가 있지만 챗GPT의 기술이 계속 업데이트되고 있고, 한국어 학습이 일정 수준까지 올라온다면 구글뿐 아니라 네이버 등 기존 검색엔진은 사람이 아닌 AI가 자동 생성한 문서를 필터링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도 있겠죠.
구글은 2018년 8월 도입된 Medic 알고리즘부터 검색 알고리즘에 전문성(Expertise), 권위성(Authoritativeness), 신뢰성(Trustworthiness)의 약자인 EAT 평가 요소를 반영해 왔습니다. 그러나 최근부터는 경험(Experience)이 추가된 EEAT를 중요한 평가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이 챗GPT와 같은 AI 기술 등장과 무관하지 않은데요.
앞서 이야기한대로 챗GPT가 미국 의사면허시험 테스트와 MBA 과정을 통과할 정도로 챗GPT가 생성한 문서의 전문성, 신뢰성은 충분히 입증 받았습니다. 구글이 웹문서를 평가하는 기준에서 권위성에는 사이트의 신뢰도, 백링크, 작성자의 권위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때문에 챗GPT가 충분히 권위 있는 사이트에서 게재되고, 글 작성자 역시 권위성(사회적 권위가 아닌 검색엔진이 평가하는 네트워크 링크 수 등의 권위)이 있는 계정으로 등록된다면 EAT 요소들은 무난히 통과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AI가 아닌 사람이 생성한 문서인지 분류하기 위해 ‘경험’이라는 요소를 더 많이 반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챗GPT 등장 이전부터 해외 마케팅 담당자들은 카피매틱, AI라이터 등 다양한 AI 콘텐츠 작성을 웹문서 작성해 사용해왔고, 일부는 자동으로 생성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AI 글작성 서비스 뤼튼도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AI 글 작성은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되어 왔고, 국내 언론사들도 기사를 작성하는 봇으로 기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지난 2020년 국내 언론사들이 ‘봇기사’를 생성해 포털 뉴스제휴에 송고하면서 논란이 된 바 있고, 네이버는 자동생성기사 카테고리를 별도 분리하고, 언론사에 반드시 카테고리를 구분하여 송고하는 것으로 가이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당시 ‘봇기사’로 생성된 기사들은 대부분 스트레이트기사나 단신 등 일부 기사에 해당했고, 제휴언론사라는 관계를 통해 ‘봇기사’를 통제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통제할 수 없는 일반인들이 챗GPT를 활용한 다양한 영역에서 웹문서를 광범위하게 자동생성해서 구글에 등록한다면 구글은 사람이 생성한 웹문서와 AI 생성 문서를 구분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경험은 사전적 의미로 “자신이 실제로 해 보거나 겪어 봄. 또는 거기서 얻은 지식이나 기능”으로 정의합니다. 앞서 챗GPT가 의사면허시험이나 MBA를 통과했다면 챗GPT는 의사로서, MBA로서 전문성과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료분야나 경영에 충분한 경험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챗GPT가 실제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이나 기능이 존재할 수 없죠.
경험을 강조하는 글이다 보니 제 경험도 추가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정리한 SEO관련 글은 개인적으로 AI가 더 작성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의 경험을 추가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15년 간 그리 유명하지 않은 물류, IT관련 전문 매체에서 취재기자로 근무했습니다. 제가 잡지사에 근무하던 2006년에도 잡지협회에서 주최한 미디어 관련 세미나에서 강연하던 외부 강사님은 전문지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에서 “앞으로 AI가 기자를 대체할 거라고 빨리 다른 일자리를 찾아보라”고 농담조로 강의를 했었습니다. 그 후로도 오랫동안 잡지사 기자로 근무했으니 AI기술이 기자들의 일자리를 대체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평범한 잡지사 기자로서 잡지사의 위상이 포털의 영향력이 밀리고, 파워블로거나 유튜버 등의 영향력에 밀리기 시작하면서 이직에 대한 많은 고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직업의 위기라기보다 단순 보도자료 정리나, 세미나 등의 내용을 정리하는 일이 과연 의미 있는 일일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당시에도 AI기술까지는 아니더라도 문장을 정리하는 자동화 기술이 조금씩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죠.
그러다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오니 초등생 아이가 유튜브에 빠져 있었는데 어떤 영상일까 싶어 눈여겨봤습니다. 한 유튜버가 집에서 쥐덫을 만들어 놓고 쥐가 잡히는지 실험하는 영상이었습니다. 속으로 “뭐 시답잖은 영상을 보고 있냐?”고 했지만 곁눈질로 힐끔힐끔 보는데 은근히 재미가 있더군요. 바로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당시 체험 유튜버들이 꾀나 인기를 끌었고 상당한 돈을 번다는 뉴스도 접하던 터라 이후 며칠을 고민해봤습니다. 조금 보수적인 생각으로 “그래도 내가 IT분야를 취재하는 기자인데 내가 작성한 기사는 많은 사람들이 보지도 않고, 큰 돈을 못 버는데 어째서 쥐덫 놓기 유튜브 영상은 조회수도 높고 재밌고 돈도 벌지?”. 한참을 고민 끝내 내린 결론은 ‘정보재’와 ‘경험재’의 차이였습니다.
제가 생산한 기사는 발로 뛰어 취재한 기사가 아닌 산업분야의 정보를 가공해서 만든 단순 ‘정보재’로서 누구나 해당 분야의 정보를 수집해서 작성하여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가 많은 상품이었죠. 그러난 ‘쥐덫 놓기’라고 말하며 피식 웃던 유튜브 영상은 경험재였습니다. 다른 유튜버가 쥐덫 놓기를 비슷하게 흉내낼 수 있겠지만 쥐덫 만들기와 쥐를 잡는 경험은 대체할 수 없으며, 아무리 똑같은 영상을 연출한다 해도 당시의 현장감과 재미는 복제가 불가능합니다.
이후 저는 항상 일을 하면서 “자동화할 수 있는 일인가? 경쟁상품보다 더 잘 만들고 가성비가 좋은가? 과연 가치 있는 일인가?”를 스스로 묻고 대안을 찾는 일을 고민하며 살고 있습니다. 여전히 한국사회에서 ‘기레기’가 아닌 대안언론과 독립언론의 기자들은 경험재로서 자동화할 수 없고, 가치가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제 특정 분야의 전문성, 권위성, 신뢰성을 확보한다고 해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경험재의 가치가 없다면 타인과의 교감이나 공감 능력을 이끌어내기 어려울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공대 26명의 석학이 던지는 한국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제언’이라는 부제가 붙은 ‘축적의 시간’에서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얼마나 많은 자원을 동원할 수 있는지에 관심을 맞추는 유량(flow) 중심 사고방식이 아니라 축적된 경험에 관심을 두는 저량(stock) 중심의 사고방식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결국 소크라테스 시대의 인간의 학습 방법인 질문과 토론을 되살려야 합니다. “안다는 것과 안다고 믿는 것 간의 차이는 어떤 것이 ‘참되고 옳다’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충분한 이유(reasons)를 가지고 있는 것과 그런 이유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 간의 구분”이며, “우리가 알 수 있는가라는 물음은 우리가 그 규범의 보편성을 주장할 충분한 이유를 가지고 있는가 아닌가라는 물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AI와 ‘가짜뉴스’ 시대의 ‘앎, 지식, 지능’과 ‘공감’
EEAT에서 경험(Experience)이 가장 앞으로 등장한 이유에 대해 곱씹어야 합니다. 그리고 2023년 이후 구글 SEO뿐만 아니라 유튜브, 네이버를 망론하고 콘텐츠 마케팅의 방향을 잡아가야 합니다.